최근 일부 병원에서 비급여 시술을 패키지 상품에 포함해 판매하는 사례가 문제되고 있습니다.
보험금 청구가 집중된 병원을 대상으로 수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병원뿐 아니라 해당 병원을 이용한 환자들까지 보험사기 혐의로 고소당하면서 상담을 받으러 오는 사례가 늘고 있는데요.
병원에서 “이 시술을 받으면 비급여 상품을 무료로 제공해주겠다”고 안내해 시술을 받고, 병원에서 발급해준 진료비 영수증과 진료확인서를 그대로 보험회사에 제출했다가 뒤늦게 보험사기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되는 것입니다.
환자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병원에서 권유한 비급여 패키지 시술을 받은 뒤 보험금을 청구했다면 환자도 보험사기로 처벌될 수 있을까요?
병원이 권유했다고 해서 환자의 보험사기 책임이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보험사기방지 특별법에서 말하는 보험사기행위는 보험사고의 발생·원인 또는 내용에 관하여 보험자를 속여 보험금을 청구하는 행위입니다. 이러한 방법으로 보험금을 취득하면 보험사기죄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병원에서 다음과 같은 설명을 들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통증치료 패키지를 결제하시면 실손보험 청구가 가능합니다.”
“비만치료제는 서비스로 무료 제공해드립니다.”
환자는 통증치료비 명목으로 100만원을 결제하고, 병원은 100만원 상당의 통증치료를 받은 것처럼 진료확인서와 영수증을 발급합니다.
그런데 실제 가격 구조를 살펴보면 100만원 안에 통증치료비뿐 아니라 실손보험으로 보상되지 않는 비만치료제 등의 비용까지 사실상 포함돼 있었다면 문제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보험회사 입장에서는 실제 보장 대상인 치료비보다 많은 금액을 치료비로 지급한 셈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수사에서는 단순히
“병원에서 무료라고 했습니다.”
라는 설명만 보는 것이 아니라 실제 패키지 가격이 어떻게 구성됐는지를 확인하게 됩니다.
보험청구 가능한 치료의 통상적인 가격은 얼마였는지
패키지를 이용하지 않은 환자에게는 같은 치료를 얼마에 제공했는지
무료라고 한 치료나 약제가 실제로는 패키지 가격에 반영돼 있었는지
병원이 환자에게 이러한 가격 구조를 설명했는지
환자가 보험금으로 패키지 비용 대부분을 돌려받는 구조임을 알고 있었는지
환자가 이런 구조를 알고 보험금을 청구했다면 고의가 문제됩니다
이런 사건에서 환자 측의 가장 중요한 쟁점은 보험사기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입니다.
병원에서 모든 가격과 청구 과정을 정하고 환자는 단순히 정상적인 치료와 정상적인 보험청구라고 믿었다면, 보험회사를 속이려는 고의가 있었는지 신중하게 따져봐야 합니다.
반면 환자가 병원으로부터
“실손이 안 되는 비만치료제 비용도 통증치료비에 포함해서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비만치료제는 무료라고 처리하고 치료비로 서류를 발급해주겠다.”
는 취지의 설명을 듣고 그 구조를 이해한 상태에서 진료확인서를 발급받아 보험회사에 제출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본인이 실제 부담해야 할 비보험 항목의 비용을 실손보험에서 지급받기 위해 보장 대상 치료비인 것처럼 청구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판단될 여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보험사기방지 특별법상 보험사기죄는 현재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경찰조사를 받게 됐다면 단순히 “병원이 시켜서 했다”, “병원에서 된다고 해서 했다”고만 진술할 것이 아니라 당시 자신이 패키지 구조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었는지가 중요합니다.
비급여 패키지 자체가 곧 보험사기는 아닙니다
병원에서 비급여 치료를 받았고 실손보험금을 청구했다는 사실만으로 보험사기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보험사기방지 특별법에서 말하는 보험사기행위는 보험사고의 발생·원인 또는 내용에 관해 보험회사를 속여 보험금을 청구하는 행위를 의미합니다.
따라서 실제로 보험청구가 가능한 치료를 정상적으로 받았고, 실제 지급한 진료비와 치료내용을 그대로 보험회사에 청구했다면 단순히 비급여 진료라는 이유만으로 보험사기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대법원 역시 비급여 진료비를 보험금 청구에 유리하도록 조정한 사안에서, 실제 해당 진료가 이루어졌고 환자들이 실제 납부한 진료비 내역대로 보험금을 청구했다면 그 사정만으로 사실과 다른 보험금 청구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판단한 바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패키지라는 명칭 자체가 아니라 실제 진료내용과 보험회사에 청구한 내용이 서로 일치하는지입니다.
“병원에서 실손 된다고 했습니다”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실제 경찰조사를 받게 되면 다음과 같은 질문을 받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실손보험이 된다는 설명을 정확히 누구에게 들었습니까?”
“실제 받은 시술과 영수증에 적힌 치료명이 다른 것을 알고 있었습니까?”
“병원에서 보험금이 얼마나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습니까?”
“서류를 제출하기 전에 진료확인서를 확인했습니까?”
“비슷한 방식으로 몇 차례 보험금을 청구했습니까?”
“병원에서 보험금을 받은 뒤 다시 방문해 같은 패키지를 이용한 적이 있습니까?”
이런 사건에서는 한 번 보험금을 청구한 경우와 장기간 동일한 방식으로 반복 청구한 경우도 다르게 볼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병원의 말을 믿었더라도 이후 실제 치료와 서류의 내용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됐는데도 같은 방법으로 계속 보험금을 청구했다면, 그 이후의 청구에 대해서는 수사기관이 다르게 평가할 여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병원의 권유가 있었다는 사실뿐 아니라 환자가 어느 시점에 어떤 사실을 알게 되었는지를 시간순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경찰조사 전에는 ‘무엇을 받았고 무엇을 청구했는지’를 먼저 맞춰봐야 합니다
이런 보험사기 사건을 검토할 때는 기억에만 의존하기보다 실제 자료를 서로 대조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다음 순서로 정리해보는 것을 권합니다.
병원의 패키지 설명 → 실제 결제한 금액 → 받은 통증치료 등 보험청구 가능 치료 → 비만치료제 등 추가로 제공받은 항목 → 병원이 발급한 진료확인서 → 보험회사에 청구한 금액 → 실제 지급받은 보험금
이 과정을 맞춰보면 중요한 쟁점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예를 들어 병원 광고나 카카오톡에 “비만약 무료 증정”이라고 적혀 있더라도 실제 패키지 가격이 비만약을 받지 않는 환자보다 높았다면 가격 구조 자체를 추가로 확인해야 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환자가 병원의 설명을 그대로 믿었고 실제로 비보험 항목 비용이 패키지 금액에 포함된다는 사실을 알기 어려웠다면 이를 뒷받침할 자료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병원과 나눈 문자나 카카오톡, 패키지내역, 결제내역, 진료비 영수증, 세부내역서, 진료확인서, 보험금 지급내역 등은 삭제하지 않고 확보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FAQ)
Q. 병원에서 실손보험 청구가 가능하다고 해서 믿었는데도 보험사기로 처벌될 수 있나요?
병원의 안내를 믿었다는 사정은 중요한 판단요소지만 그것만으로 형사책임이 결정되지는 않습니다. 실제 치료와 보험청구 서류가 다르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병원에서 어떤 설명을 들었는지, 반복적으로 같은 방식의 청구를 했는지 등을 종합하여 보험사를 속이려는 고의가 있었는지를 확인하게 됩니다.
Q. 실제로 치료를 받았다면 보험사기가 아닌가요?
실제로 치료를 받았더라도 보험회사에 제출한 서류에 실제와 다른 치료나 병명이 기재됐다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실제 받은 진료와 납부한 비용을 그대로 보험회사에 청구했다면 단순히 비급여 치료라는 이유만으로 보험사기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결국 실제 진료내용과 청구내용을 비교해야 합니다.
Q. 진료확인서가 허위인지 몰랐는데 병원에서 주는 대로 제출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우선 진료확인서와 실제 진료내역, 당시 병원과 나눈 상담 내용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특히 해당 서류가 실제와 다르다는 사실을 환자가 알 수 있었는지가 중요한 쟁점이 될 수 있습니다. 경찰조사에서는 단순히 “몰랐다”고 말하기보다 당시 어떤 설명을 들었고 왜 정상적인 청구라고 생각했는지 구체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보험회사에서 받은 보험금을 반환하면 수사가 끝날까요?
보험금을 반환했다고 해서 이미 문제된 보험사기 혐의가 자동으로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보험금을 실제로 반환하거나 보험회사와 합의해 피해를 회복한 사정은 이후 처벌 수위를 판단할 때 고려될 수 있습니다. 반환을 검토한다면 실제 청구금액과 지급받은 보험금을 먼저 정확하게 확인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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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철 변호사의 코멘트
최근 병원에서 권유한 비급여 패키지 치료를 받은 뒤 실손보험을 청구했다가 보험사기 혐의로 조사를 받는 사례로 상담이 늘고 있습니다. 이런 사건에서는 병원에서 권유했다는 사실만큼이나 환자가 실제 진료내용과 보험청구 서류가 다르다는 점을 알고 있었는지가 중요합니다. 경찰조사를 앞두고 있다면 병원과 주고받은 메시지, 실제 시술내역, 영수증과 진료확인서를 서로 대조해 어느 시점에 무엇을 알고 있었는지부터 구체적으로 정리할 것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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